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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 - 나를 깨부수다/책으로 깨부수다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하이네켄, J, 담배

by 고래별바다 2021.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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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추억하며

 

무라카미를 알게 된 것은 벌써 꽤 오래전입니다. 군대 있을 때, 후임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1973년 핀볼>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책을 읽고 싶은 상황이라, 그 책을 처음 빌려 읽어보았습니다. 그 책은 순식간에 저를 흡입하였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몰입되고 말았습니다. 하루 만에 책을 다 읽었고, 무라카미 하루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 책 자체도 20대의 하루키의 방황과 당시의 마음들이 투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20대였던 저의 상황과도 맞닿아 감정 공감이 극대화되었었습니다. 

주인공 J 이가 즐겨찾던 바(bar), 하이네켄 맥주, 바람을 맞으면 피던 담배, 재즈, 그 모든 것들이 마치 한 편의 흑백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저도 그래서, 그때 하이네켄만 먹었으며, 재즈를 즐겨 듣고, 줄담배를 피우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불안한 미래와 심정 그리고 방황으로 점철되던 시기와 책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마치 주인공 J 마냥 방황하던 시기였습니다. 

 

군대 제대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떠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던 20대 시기였습니다. 

 

그 이후,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양을 쫓는 모험, 상실의 시대, 하루키의 문학수첩,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댄스댄스 등의 책을 바로 연이어 읽어서, 무라카미 하루키 홀릭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 해변의 카프카, 1Q84등의 책도 읽었습니다. 20대에 읽었던 그 책이 제 상황과 제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지금의 20대들에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대 상황 자체가 너무나도 다른 시대이기에, 공감이 안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하지만, 20대의 방황하는 그 마음들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됩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는 것에 대한 방황,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됩니다. 

 

꿈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지 못한 시대이고, 흘러가는 데로 살아온 시기였습니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먹고살기 바쁜 삶이셨고, 자녀들과 소통이 잘되는 시대도 아니었으니까요. 부모님과 제대로 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도 않았고, 각자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가야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 우리 아이들과는 최대한 소통하려고 하고, 눈높이에 맞춰서, 기분에 맞춰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도록 해줘야 할지 부모가 고민하는 시대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방황했던 것을 줄여주기 위해 애쓰는 시대이니, 좀 더 꿈에 빨리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부모의 간섭이 많아서, 되려 스스로 찾아보고, 방황해 볼 시기가 없이 어른이 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됩니다. 결국은 스스로 방황도 해보고, 시련과 슬픔, 고초를 겪으면서 성숙해가고,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방황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때 읽었던 하루키와 그때 보았던 영화들, 바람맞으며 피던 담배, 하이네켄의 씁쓸함과 떠올려지는 하루끼 책 속의 주인공들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설프게 듣던 쳇 베이커, 찰리 파커의 음악, 하루키와 연결되었던 책들, 괜스레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너무나, 경제적 자유라는 명분 하에, 감성과 감정은 넣어두고, 돈벌이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추억도 떠올려보고, 감성을 조금은 꺼내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쉴 틈 없이 일만 하고, 일만 생각하고, 열정을 쏟는 삶도 좋지만, 잠시 여유를 찾아보면서, 그때의 감성에 젖어 보는 것도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각자가 추억이 되는 감성적인 것들을 잠시 꺼내어 보는 여유를 찾는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무조건 실행하라"

"나는 남들과 다르다"

"꾸준함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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